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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마케팅 뒷담화
영수증 버려주세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제가 가장 싫어하는(?)말 입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영수증 = 돈이기 때문이죠.
이유는 바로 네이버 마이플레이스에서 영수증 인증을 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주기 때문이죠! (5번 = 50포인트, 10번 = 200포인트, 15번 = 500포인트) 몇몇 분들은 저에게 “몇푼 안되는 돈 받으려고 영수증 받고, 인증샷 찍고, 리뷰도 남기는 귀찮은 과정을 거치냐?”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놀랍게도 저 같은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구요! 네이버의 영수증 인증 서비스는 2019년 11월 초부터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이후 10개월 뒤인 2020년 8월, 네이버는 영수증 인증건수가 무려 1억건을 돌파했다고 밝혔죠. 일 평균 영수증 제출수가 무려 65만장, 평균 리뷰 작성 수는 무려 40만건에 달한다고 하니 엄청난 이용자들의 참여율을 보여준 셈입니다. 네이버 입장에서 영수증 구입가를 단순 계산해 보았을 때 네이버는 10개월동안 영수증 구매가로만 무려 30억(평균가 30원 X 1억건) 정도나 지출한 셈입니다. 게다가 22년 8월, 네이버는 활동 리뷰어가 무려 1000만 명이 넘는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네이버는 왜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영수증을 매입할까요?
영수증 매입을 통해 네이버가 얻는 것은 지출하는 비용에 비해 가치가 있을까요?
네이버 영수증 매입에 숨겨진 비밀들, 함께 알아보시죠 O.<
주목! 핫브랜드는MZ세대가 좋아하는 핫 브랜드들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을 쉽고 재밌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 목차
1. 네이버: 영수증 버리지마세요! 우리에겐 소중하니까..
2. 영수증 1개 25원, 사실은 푼돈?!
3. 이 오프라인 스토어는 아무것도 팔지 않아요
01. 네이버: 영수증 버리지마세요! 우리에겐 소중하니까..
✅ 영수증, 네이버의 신뢰도를 되살리다.
우리 모두가 알듯이 네이버는 2010년대 초중반부터 ‘맛집’과 관련된 신뢰도 문제가 붉어지고 있었어요. 블로그에 올라온 후기들 대부분이 광고성 글이라는 점과 몇몇은 뒷광고임에도 이를 숨기고 있다는 점은 사실 웬만한 소비자들도 다 알던 사실이었죠. 이런 악순환이 지속되자 네이버의 신뢰도는 급락했고 이용자들은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네이버는 핵심 가치인 컨텐츠 신뢰도를 높이고자 ‘지식인 포인트 서비스’, ‘영수증 리뷰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영수증 리뷰 서비스도 100% 조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방문+거래했다는 것을 가장 잘 증명해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해당 서비스 도입 후 많은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게 되었고 맛집에 관한 신뢰도를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최근 네이버에서 찐(진짜)맛집을 찾는 법을 검색하면 ‘식당 검색 후 블로그 리뷰가 아닌 방문자 리뷰를 봐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신뢰도 상승만을 위해서 영수증 한 개당 50원을 투자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 영수증, 네이버의 부족한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채워주다.
네이버는 최근 온라인 커머스 1,2위를 쿠팡과 다투며 온라인 결제의 강자로 올라섰습니다. 수많은 사용자와 거래액 덕분에 온라인 결제 데이터에서는 타사를 압도하는 규모를 자랑하고 있죠. 하지만, 오프라인 결제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매우 작습니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를 늘려가고 있지만 2021년 1분기 전체 결제액(8조 4000억) 중 오프라인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었죠.
이런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꽉 쥐고 있는 것은 카드사 입니다. 8개 전업카드사를 기준으로 반기 기준 승인금액을 따졌을 때 오프라인이 무려 34조로 평균 거래액은 1개사 당 4조 5000억 정도에요. 네이버페이의 2021년 1분기 오프라인 결제액이 8000억대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략 3배 정도 차이나는 수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의 영수증 인증 서비스는 카드사와 직접적 경쟁은 피하면서도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는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습니다. 심지어, 각 카드사는 소비자가 다른 카드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를 얻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소비자가 인증만 해준다면 어떤 카드사를 이용하든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특장점도 존재하죠.
그렇다면 이런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는 네이버가 지불하는 비용보다 값질까요??
02. 영수증 1개 25원, 사실은 푼돈?!
✅영수증, 직접적으로 돈이 된다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는 사실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이에요! 삼성카드의 경우 데이터 관련 매출이 무려 75%나 성장했고, 신한카드의 경우 데이터를 직접 판매하는 직접 수익 규모가 2022년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게다가 데이터가 거래되는 데이터거래소에서 거래 데이터의 67%가 신용카드사 데이터일 정도로 이들의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는 직접적으로 돈이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네이버도 카드사처럼 2020년 9월, 자사의 데이터를 금융데이터거래소라는 데이터 거래소에 판매 등록했어요. 상품은 2가지로 ‘온라인 쇼핑 트렌드 데이터’와 ‘지역 비즈니스 데이터’였고 지금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중 영수증 구입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지역 비즈니스 데이터’ 상품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이죠? 해당 상품 가격이 ‘협의’로 되어있어 정확한 가격 파악은 어렵지만 거래소에서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지역 관련 데이터 가격이 평균 300~1000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영수증 구입 비용을 어느정도 매출로 전환시켰음을 알 수 있어요. (다만, 네이버가 2020년 이후 데이터거래소에 다른 상품들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직접적인 데이터 판매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요)
✅ 영수증, 간접적으로는 큰돈이 된다
네이버는 지난해(2022년) 사상 최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그중 핵심은 바로 ‘검색서비스’였죠. 이 검색서비스에는 포털 검색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등등 여러 포털 광고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즉, ‘광고’는 네이버의 핵심 사업입니다. 이런 광고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데이터’에요. 왜냐하면 데이터가 많고 다양할수록 보다 더 정확한 타겟팅 광고(맞춤형 광고)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지역, 방문 시간, 구매 품목, 거래액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영수증 데이터는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 상세정보와도 결합할 수 있기에 너무나도 소중한 자원이에요. 이런 데이터를 한 건당 단돈 50원에 얻는다? 이건 정말 네이버 입장에서 못 참는 꿀 데이터인 셈이죠. 그렇기에 네이버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영수증 서비스를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며 유지시키고 있습니다.
* 빌보’S 코멘트
이렇듯 점점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데이터화 시키기 어려운 오프라인의 행위들도 데이터로 만들고자 여러 기업들이 총력을 다하고 있어요. 게다가 일상회복이후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이 급증한 만큼 코로나 수혜 속 커진 빅테크들이 오프라인으로의 진출을 더더욱 서두를 것으로 보입니다. (예시 아마존 오프라인 의류매장 오픈)
앞으로 오프라인에 어떤 데이터 수집 기술들이 쏟아지게 될까요? 글을 마무리하기 전, 제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었던 아무것도 팔지 않는 오프라인 스토어를 한번 살펴보시죠!
03. 아무것도 팔지 않는 오프라인 스토어
b8ta
사실 많은 사람들은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체험해본뒤 더 저렴하고 편리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에 오프라인 스토어의 매출은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까? 가 아니라 아예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한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요. 소비자에게 경험만 무료로 제공한다. b8ta가 그 주인공입니다.
b8ta는 IT제품 편집샵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여러 IT기업들의 제품을 한데 모아 자사 매장에 전시하고 체험하게 합니다. 그리고 점원들은 해당 제품들을 상세히 설명해주죠. 이렇게만 얘기하면 뭐야 하이마트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매장에서 구매할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점원들도 사용방법만 쿨하게 알려줄뿐 판촉행위를 일절하지 않아요. 즉, ‘아무것도 판매하지 않는 오프라인 스토어’인 셈이죠.
그럼에도 이 b8ta는 2019년 5,000만 달러 투자유치를 일궈냈고 2015년 1개에 불과했던 매장을 2021년 무려 24개로 늘렸고 두바이, 일본에도 진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성공 방식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얻으려고 하는 것이 ‘경험’이라는 점에 매우 집중했어요. 따라서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제품, 상품’을 판매하기보다 경험을 선사하고 소비자들의 행위를 데이터화하여 기업에게 판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습니다.
b8ta는 이런 데이터 비즈니스를 위해 매장에 20여 개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매장 직원들에게 소비자들의 느낀 점을 질문하며 소비자 행위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업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데이터를 직간접적으로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부담없이 편하게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고, 입점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소중한 오프라인 데이터를 매우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이런 윈-윈 전략 덕분에 b8ta는 승승장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동안 수많은 유동인구가 갑자기 사라지는 기간을 거치며 오프라인에 베이스를 둔 b8ta는 너무나도 어려운 시기를 겪었어요. 결국 올해 3월, b8ta는 미국에서 사업을 접었습니다. 많은 투자를 받았고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이끌어가던 기업인 만큼 이들의 사업 중단은 큰 아쉬움을 가져다주었죠. 그렇지만 이들의 여정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들의 사업은 일본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b8ta의 방식을 차용하고자 점점 오프라인 매장의 성과 지표를 ‘매출’이 아닌 ‘소비자 반응’으로 전환하고 있죠.
과연, 오프라인의 어떤 것들이 데이터화되어 앞으로의 미래를 바꾸게 될까요? 앞으로 오프라인의 데이터화에 주목해 보시죠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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