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동네에는 무조건 있는 '마켓' - 위픽업

핫한 동네에는 무조건 있는 ‘마켓’

'그로서리 마켓'이 핫플에 무조건 있는 이유, 트렌드에 대해
2023-01-26

빌보

스토리가 담긴 인사이트를 발굴(Digging)하는 빌보입니다.

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billbojs/51

#6 핫이슈 심층분석

핫한 동네 가로수길, 성수동, 압구정 심지어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에도 요즘 위 사진과 같은 마켓이 자리잡고 있어요. 그리고 그 스토어들은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항상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죠.

이들의 공통점. 바로 “그로서리 마켓”입니다.

세계 과자 할인점

“그로서리 마켓”, 영어로 써서 거창하게 보이지만 한국어로는 ‘식료품점’ 입니다! 실제로 위 마켓들에 들어가보면 다른 마켓에서 판매되는 식재료, 가공식품, 주류 등을 취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다만, 취급하고 있는 상품들이 다소 독특하죠. 이런 독특한 상품을 파는 곳은 사실 X세대에게도 익숙합니다. MZ세대들도 어렸을 때부터 봤던 수입 식품 판매점, 세계 과자 할인점이 원조죠.

그로서리 마켓 HIP & HOT 키워드

하지만, 이런 전통 깊은(?) 그로서리 마켓이 어느 순간 HIP & HOT의 상징이 되었어요! 네이버에 그로서리 마켓을 검색하면 “힙하다”, “핫플레이스”와 같은 키워드가 쏟아져 나오고 MZ세대의 핫플로 미디어에서 소개 및 추천해 주는 컨텐츠도 많이 생겨나고 있죠.

그렇다면 왜 그로서리 마켓은 HIP & HOT의 상징으로 올라섰을까요? 이 트렌드는 잠시뿐인 걸까요?

그로서리 마켓 유행에 숨겨진 트렌드와 알아보시죠 0.<


빌보의 핫이슈 심층분석은 최근 떠오르는 핫이슈를 마케팅, 브랜딩적인 관점에서 쉽고 재밌게 분석해 드립니다:)

✅ 목차

1. 그로서리 마켓 탐구 (빌보 직접 취재)

2. 그로서리 마켓 유행에 숨겨진 트렌드

3. 앞으로의 그로서리 마켓 트렌드


01. 그로서리 마켓 탐구 (빌보 직접취재)

먼데이모닝마켓 / 나이스웨더

우선, 이번 글을 쓰기 위해 그로서리 마켓 중 안 가봤던 곳들을 직접 방문해 보았습니다!�‍♂️ 직접 방문도 해보고 인터넷으로도 열심히 자료를 서칭한 결과 1) 나이스웨더마켓 2) 먼데이모닝마켓 3) 보마켓이 가장 적합한 그로서리 마켓으로 판단하여 이 세 가지를 탐구했어요. 가장 핫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365일 장은 고심 끝에 배제했는데 그 이유는 뒤에 말씀드릴 테니 끝까지.. 봐주실 거죠..?

✅ 세 가지 마켓의 공통점

나이스웨더마켓 – 외국과자 / 먼데이모닝마켓 – 주류 + 안주 / 보마켓 – 안주용 육가공식품

1) 주력 상품 대부분 생소한 외국 제품

2) 주류와 안주가 각각 최소 2~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며 절반이 넘는 상품이 대부분 술에 집중

나이스웨더 – PB수건 / 먼데이모닝마켓 – PB에그피클(?) / 보마켓 – 굿즈

3) 모두 자체제작 상품(PB상품) 판매

4) 인테리어가 매우 매력적

엇 이건 너무 익숙한데..?

패션 편집샵 – 에이랜드

이런 공통점들에서 우리는 비슷한 스토어의 향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편집샵 바이어들이 독특한 제품들을 바잉하고 인테리어를 매력적으로 꾸며 판매한다.. 그리고 PB상품을 판매한다. 그것은 바로 몇년전 한국을 강타했던 “패션 편집샵”이죠.

따라서 저는 이 세 가지를 박리다매를 목적으로 하는 마켓보다는 그로서리 편집샵이라고 하는 게 조금 더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왜 이런 그로서리 편집샵은 갑자기 엄청나게 유행하게 되었을까요?


02. 그로서리 마켓 유행에 숨겨진 트렌드

✅ 여행 대리만족�

네이버 그로서리 검색량 (우상향) / 롯데호텔 그로서리 마켓 추천

보마켓이 2014년 시작했을 정도로 그로서리 마켓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어요. 하지만, 네이버 검색량에서도 드러나듯이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부터 급격하게 트래픽이 증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 이후에 해외여행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여행 대리만족에 대한 욕구가 많아진 결과로 보입니다. 여행을 가지 못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국내에서도 색다른 수입식품을 찾게 되었고 그런 식품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그로서리 마켓은 이런 여행 대리만족을 어느 정도 실현해 줄 수 있었죠. 롯데호텔도 그로서리 마켓을 “여행 대신”이라는 워딩으로 추천할 정도였습니다.

✅ 홈술 폭증 트렌드 충족�

홈술 비중 2배이상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는 앞서 말한 여행뿐만 아니라 밖에서 술을 먹는 것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홈술 비중은 무려 2배이상이나 증가하며 엄청난 증가세를 보여줬어요. 그 결과 기존에는 소주, 맥주로 국한됐던 주류 구매가 다양해지고 활발해졌습니다. 게다가 주류는 온라인에서 구매가 어렵기에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상당수였기에 주류와 안주까지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그로서리 마켓은 홈술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도 완벽했습니다.


03. 앞으로의 그로서리 마켓 트렌드

* 구름이 온다!

사실상 거리두기 해제 – 출처: 매일경제

현재는 보마켓, 먼데이모닝마켓, 나이스웨더마켓 모두 코로나로 발생한 트렌드를 타고 엄청난 급성장을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보다 더 확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많이 듭니다. 왜냐하면 위의 트렌드들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내 마스크 해제까지 진행되며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에요. 이에 따라 홈술 수요는 감소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부분이고, 여행 수요는 이미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죠.

패션편집샵 위기

게다가 패션 패션편집샵과 비슷한 유형의 스토어인만큼 비슷한 쇠퇴의 길을 겪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요. 패션편집샵의 1인자 에이랜드는 초기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편집샵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온라인 마켓의 발달과 대형 플랫폼들의 경쟁 참여로 인해 급격히 무너졌죠. 지금은 수도권 거점 매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매장 운영을 중단했을 정도입니다. 위 세 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PB 상품을 제외하고 모두 현재 마켓컬리,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같은 길을 걷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주)씨앤피에프앤비(나이스웨더 모회사)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실제로 잘나가고 있는 나이스웨더의 모회사 씨앤피의 재무제표를 보면 실적이 매우 좋지 못합니다ㅜㅜ 스타트업이라는 점, 마케팅비 증가 등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2021년 영업이익이 역대 최저인 -10억을 기록했을 정도로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당기순이익이 엄청나게 높지만 이 항목에는 아우어베이커리 매각수익+ 현대백화점 지분투자 금액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당기순이익마저도 이전에는 하락세였죠� 바잉 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노승훈 대표 런칭 Yin and Yang / 먼데이모닝마켓 PB 뱅쇼키트

이를 위해 나이스웨더마켓은 초입에 나이스웨더 PB상품과 노승훈 대표가 직접 런칭한 Yin and Yang이라는 브랜드가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마켓과 먼데이모닝마켓도 많은 PB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이런 PB상품이 과연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리뷰를 찾아봐도 자체 PB상품 판매는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 그래도 아직 맑음!

힙함과 핫함이 가득한 그로서리 마켓 키워드

하지만, 위의 그로서리 마켓들의 핫플로서의 가치는 너무나도 높습니다. 위의 그로서리 마켓들의 연관검색어에 모두 “핫플”이 있으며 사람들은 다른 오프라인 장소에 비해 매우 오랜 시간을 소비하죠. 따라서 최근의 그로서리 마켓은 매력적인 인테리어, 색다른 식료품을 미끼로 사람들을 모으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높아 보여요

나이스웨더X원소주 / 코트야드 메리어트X보마켓

이번 원소주 팝업스토어가 나이스웨더 마켓에서 열렸다는 것, 코트야드 메리어트와 보마켓이 콜라보레이션을 펼쳤던 것이 그 미래를 보여준 예시입니다. “HOT&HIP”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공간을 타 브랜드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점은 나이스웨더의 재무제표를 깊게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 당기순이익에 포함되어 있는 영업외이익이 높은 이유로 예상됩니다. 아마 현대백화점이 이런 핫플로서의 플랫폼 가치를 높게 사서 지분투자를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많은 오프라인 공간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그로서리 마켓은 “힙”으로 떠오르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사람이 많이 오더라도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면 그 사업은 유지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엔데믹(End+Pandemci)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열린 상황에서 그로서리 마켓이 여전히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시죠!

PS.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제외한 이유는 취급 상품에 인라인스케이트, 를 비롯한 소품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즉, 그로서리 마켓의 형태를 취한 사실상 “브랜드 팝업 스토어”인 셈이죠. 365일장은 그로서리 마켓이긴 하나 전통시장에 있다는 특수성, 전통 제품들을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 너무 큰 차이점이 있어 배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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